술을 제외한, 커피와 차는 인류가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다. 이 음료들은 적당히 마시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다만 커피와 차를 즐긴다 하여 그 쓴맛을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커피와 차에 설탕을 타는 이들이 있다. 근데 설탕은 건강에 좋지 않다. 가당음료의 섭취는 비만, 당뇨병과 기타 등등 만병의 근원이자, 사망 위험을 높인다.
그럼 커피와 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커피의 이로움이 이길까, 설탕의 해로움이 이길까? 자못 흥미진진하다. 다른 가당 음료에 들어있는 설탕의 양에 비하면 커피와 차에 넣는 양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설탕을 탄 커피와 차를 섭취하면 염증 표지자가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질병 발생에 대한 연관성은 지금껏 조사되지 않았다.
한 연구진이 팔을 걷어붙이고 이 선과 악의 싸움의 결과를 밝히기 위해 뛰어들었다. 이들은 커피와 차에 설탕을 타마실 때의 사망률 및 심혈관 질환 사망률, 암 사망률, 당뇨병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32년간의 추적 관찰에 들어갔다. 대상은 커피와 차를 즐기는 평균 63세 안팎의 2923명의 덴마크 노인 남성이었다. 이들 중 1007명(34.5%)은 설탕을 타서 마셨다.
32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는 끔찍했다. 조사 대상 중 무려 2581명(88.3%)이 사망한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사망자 중 무설탕 그룹은 1677명(87.5%), 설탕 그룹은 904명(89.9%)을 차지했다. 설탕보다 무서운 것은 나이였던 것이다.
'텍스트 > 과학-과학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봉은 꿀벌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1) | 2024.10.01 |
---|---|
답은 간단치 않다 (1) | 2024.06.11 |
왜 챗봇은 나쁜 행동을 할까 (0) | 2024.03.05 |
사실에 대한 짧은 역사 (0) | 2024.03.03 |
이론적인 인공지능의 해악은 현재의 위협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게 한다 (0) | 2024.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