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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과학-과학사

진화는 어떻게 암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나

by 명랑한 소장님 2023. 1. 13.

일러스트 김명호

세포는 인간과 공존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며 일부가 규칙을 어기면 암이 발생한다

 

혹등고래는 지금이나 앞으로도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수십억 개의 협력하는 세포로 이루어진 거대한 사회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세포 유형은 호흡, 수영, 번식, 다른 동물에 대한 반응 및 고래가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조정한다. 코끼리, 사람 또는 사와로 선인장조차 그 내부에는 비슷하게 기능하는 세포 집단을 볼 수 있다. 세포 간의 협력의 이점은 단세포의 박테리아로부터 다세포 생물로의 진화를 이끌었다.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세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와 화학 신호를 몸 전체로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세포 생명체는 더 커질 수 있었다. 큰 몸집은 포식자에 저항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노동을 분담하여 세포가 위나 다리처럼 유용한 부분을 전문화할 수 있었다. 세포 간의 협력은 건강한 세포외 환경을 유지하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그러나 협력은 취약한 관계다. 다세포 생활에서 사기꾼은 번성할 수 있다. 강제적으로 협력을 시행하는 메커니즘이 없는 한 그들은 자원을 독차지하여 협력자보다 더 빨리 복제하고, 차지한다. 이 사기꾼 세포들은 그들이 사는 협동적인 세포 사회를 이용해 과증식하고, 영양분을 독점하며, 다세포 유기체를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모든 조화를 방해할 수 있다. 이런 사기꾼 세포를 우리는 암이라고 부른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의 규칙을 깨뜨린다. 분열하지 말아야 할 때 분열하고,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으며, 다른 세포에 돌아가야 할 필수적인 자원을 강탈하고, 임무를 소홀히 해 세포외 공간을 오염시킨다. 협력하는 세포는 과도한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지만, 암세포는 빈번히 성장 억제 신호를 회피한다. 협력하는 세포는 수명이 제한되어 있지만 암세포는 세포 사멸에 저항하고, 면역계로부터 몸을 숨긴다. 정상 세포는 생존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화학 신호를 분배하지만, 암세포는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여분의 혈관을 성장시킨다. 이러한 대조적인 광경은 부정행위가 암에 대한 단순한 은유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것은 암이라는 세포의 현실을 설명한다. 

 

이런 진화와 협력의 관점은 과학자들에게 암이 생기는 방식과 발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래와 코끼리와 같은 거대한 동물은 잘못될 수 있는 수많은 세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암에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애리조나 주립 대학 애리조나 암 진화 센터의 연구팀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는 이 거인들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암의 신호인 망가진 단백질을 생성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킨 세포를 파괴하는 유전자에 대해 많은 사본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동물은 또한 DNA를 복구하는 추가 유전자 사본을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는 본질적으로 경찰이다. 그중 하나인 TP53은 사람에게서 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거대한 동물과 달리 우리는 TP53의 사본이 두 개뿐이며 당연히 악성 종양에 더 취약하다. 연구원들은 현재 그러한 유전자의 작용을 연구해 암 치료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생명 계통 전체에서 이와 유사한 유전자를 찾고 있다. 종양학자들은 진화 원리를 사용하여 초기 종양 내에서 덜 공격적이고 덜 이기적인 세포를 보호해 암의 위험을 줄이는 화학요법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협력 게임

 

필자는 심리학 학부 및 대학원 학위를 취득하며 협력과 부정행위 사이의 진화적 상호작용에 처음으로 끌렸다. 나는 네트워크상의 노드(교점, node)가 아니라 가상 인구에 대한 다양한 전략의 효과를 테스트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모델에서는 유전적 관련성이나 상호주의에 관한 사회적 규범과 같은 상쇄 적인 힘이 없으면 사기꾼이 협력자를 압도한다. 처음에는 인간 사회에서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후 나는 암의 이면에 있는 생물학과 암세포가 행동하는 방식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고 많은 암세포 활동이 다세포 시스템에서 협력의 붕괴처럼 보인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자신을 파괴하는 유기체인 무의미한 질병처럼 보였던 암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사기꾼 세포는 인간에서 조개, 선인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복잡한 유기체에서 암과 그와 유사한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식물은 대화현상(fasciations)이라고 하는 암과 같은 돌출부가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예 중 하나는 돌기가 있는 선인장이다. 사와로 선인장은 성장하는 끝부분에서 분열 세포(meristem cells: 동물의 줄기세포와 동일)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세포 과잉 증식과 꼭대기로 부채처럼 확산하는 비정상적인 성장을 초래한다. 대화현상은 매우 아름다울 수 있지만 사람의 암처럼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선인장의 이러한 돌기는 종종 개화를 방해해 번식을 불가능하게 하고, 질병과 부상에 더 취약하게 한다. 

 

나는 이러한 세포의 협력 붕괴 중 많은 부분이 악성 종양의 일반적인 경향을 설명하는 암 생물학자들의 개념 틀인 "암의 특징"과 기이하게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도한 증식 외에도 다른 조직의 침윤은 암의 특징 중 하나다. 진화적 접근은 사기꾼 세포에 의한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근처의 조직을 소화하는 효소를 생산하는 지역 환경에서 암세포가 자원을 남용할 때, 이 과정은 종종 정상적인 세포 환경을 파괴한다. 우리는 생태학을 통해 그들의 환경에서 자원을 고갈시키는 유기체가 "분산 진화"를 통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암세포는 이동해야 하는 이와 같은 압력에 대응한다. 나는 세포의 자원 소비율이 높을수록 이동하려는 경향이 더 큰 세포의 진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암 모델을 만들었다. 우리의 결론은 암세포가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암을 전이하거나 확산시키는 압력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른 조직의 침범이 일어나기 전에도 자원의 저하로 인해 암세포가 종양 내부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진화할 수 있다. 

 

이 생태학적 및 진화론적 관점은 과도한 복제와 같은 전형적인 특징을 넘어 암세포를 식별하는 새로운 방법을 강조한다. 이러한 생태학적, 진화적 관점은 과도한 복제와 같은 전형적인 특징을 넘어 암세포를 식별하는 새로운 방법을 강조한다. 2017년 생물학자 카를로 말리와 나는 애리조나주의 다른 동료들과 함께 에서 과학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세포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특징에는 자원을 너무 빨리 소비하거나 주변의 환경을 손상하는 단백질과 효소를 생산하는 세포가 포함된다.

 

사기꾼 잡기

 

생물 내부에서의 다세포의 협력은 세포의 과도한 활동을 억제하는 것만이 아니다. 또한 세포의 부당한 활동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포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신체는 이를 위한 방법을 진화시켰다. 예를 들어, 세포는 일반적으로 이웃의 "허가"가 있어야만 복제가 가능하며, 이는 성장 신호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어떤 세포가 적절한 협력의 틀에서 벗어나면 이웃 세포나 면역계에 의해 파괴의 표적이 된다.

 

암세포는 또한 자신의 유전 암호로 감시자를 속인다. 그러한 감시자 중 하나는 암억제유전자 TP53이다. 이것은 세포 주기를 멈추고 DNA 복구를 시작하는 것부터, 심하게 손상된 세포에 세포자멸(apoptosis)을 유발하는 것까지 세포 조절의 여러 측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p53이라는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또 다른 감시자로는 DNA 복구 유전자인 BRCA를 포함한다. BRCA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유방암, 난소암 및 전립선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TP53 계통의 유전자(TP63 및 TP73를 포함하는 다른 것들은 모두 유전체의 완전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다세포 유기체에서 매우 일찍 진화하여 말미잘과 같은 원시 생물에서 처음 나타났고 이후에 다세포 생물 계통에서 널리 퍼지며 생존을 위한 충분한 이점을 제공했다. 2019년 호주 피터 매컬럼 암센터(Peter MacCallum Cancer Center)의 안나 크리고스와 동료들은 암의 일반적인 돌연변이가 TP53과 같은 유전자와 관련된 신호 전달 경로에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게다가, 연구자들은 다세포성 진화 이전에도 진화한 이러한 유전적 조절 시스템과 다세포성으로의 전환 동안 이런 이기적인 세포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진화한 시스템 사이의 의사소통에 손실이 있음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계통발생층서법(phylostratigraphy)이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TP53 계통 유전자의 나이를 알아냈다. 이 기술은 기존 유기체의 유전자 특징을 비교하여 가능한 공통 조상을 결정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유전자가 진화적 생명 계통도에서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보여준다. 그런 다음 그들은 9,000명 이상의 환자의 종양에서 돌연변이 된 유전자를 조사하여 다세포 협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러한 유전자가 종종 손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TP53과 같은 유전자는 어떻게 부당한 행동을 발견할까? 그들은 세포 활동에 대한 정보 수집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세포의 돌연변이 수 증가 또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생성 증가에 대한 신호는 이러한 정보 수집기 유전자로 전달된다. 이러한 신호는 세포가 더 이상 다른 세포들과 적절하게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정보 수집 유전자들은 TP53 및 유사 유전자의 작용을 촉발하여 세포 복제 주기를 멈추고 DNA 복구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세포 사멸을 유도하여 세포가 제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유기체를 보호한다. 인간에 있는 두 개의 TP53 사본은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각각 1개씩 전달받는다. 이러한 TP53 사본 중 하나가 자체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경우, 그 사람은 일생 동안 전반적으로 암 위험이 훨씬 더 커진다. 리프라우메니(Li-Fraumeni) 증후군이라고 하는 희소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단 하나의 TP53 사본만 가지고 있어서 암에 매우 취약하다.

 

대조적으로 코끼리는 40개의 TP53 사본(이를 EP53이라고 한다)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거대한 동물이 암에 거의 걸리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동물에게서 악성 종양이 없다는 사실은 페토의 역설(Peto's paradox)로 알려진 오랜 종양학적 수수께끼였다. 1977년에 옥스퍼드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리차드 페토와 동료들은 더 큰(그리고 더 오래 사는) 유기체는 더 많은 세포를 갖고, 그래서 논리적으로 악성 돌연변이의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더 큰(그리고 더 오래 사는) 유기체가 더 작은 유기체보다 더 많은 암에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암 위험과 신체 크기는 비례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2017년에 발표된 연구와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우리 연구 그룹은 이 역설이 동물의 왕국 전체에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동물원 및 수의학적 병리학 기록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으며 더 크고 수명이 긴 종은 더 작고 수명이 짧은 종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암 발병률을 갖는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의 지속적인 분석은 이 패턴을 보이는 더 많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크고 수명이 긴 유기체가 여분의 EP53 사본과 같이 사기꾼 세포를 억제하는 데 특히 좋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진화 유전학자들은 코끼리 유전체를 여러 관련 종의 재구성된 유전체(예: 털매머드)와 비교했으며 이 계통의 동물이 커짐에 따라 TP53 유사 유전자 사본을 계속 추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이러한 유전자가 큰 신체 크기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큰 몸은 코끼리와 그 친족이 포식자로부터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고, 암 억제 유전자는 코끼리가 큰 몸에 있는 사기꾼 세포로부터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패턴인 것 같다. 큰 몸은 육지와 바다 모두에서 생명의 역사에 걸쳐 여러 번 진화했으며, 사기꾼 세포를 저지하는 유전자도 함께 진화했다. 예를 들어 돌고래와 고래를 포함하는 분류군인 고래류의 경우 몸 크기에 큰 차이가 있다. 혹등고래는 가까운 친척인 일반 밍크고래보다 약 4배 더 크며, 범고래는 가까운 친척인 큰돌고래보다 20배 더 클 수 있다. 그리고 부당 행위를 감시하는 유전자 수는 이 그룹의 신체 크기에 따라 증가한다. 연구자들은 혹등고래의 게놈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세포가 더 이상 제대로 기능할 수 없고 본질적으로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때 작동하는 세포자멸 과정과 관련되는 여러 중복된 유전자를 발견했다. 더 작은 고래류는 이러한 유전자의 사본이 많지 않다. 큰 고래에서 우리 연구팀은 세포 주기 체크포인트 유전자, 세포 신호 유전자 및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같은 암 억제와 관련된 많은 유전자에 대한 진화적 선택의 증거도 발견했다. PRDM2T라고 불리는 이러한 유전자 중 하나는 고래류 버전의 TP53의 발현을 조절하는데, 이는 다시 특정 DNA 서열의 중심 역할을 보여준다.

 

사기꾼 세포를 막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정상 세포와의 협력을 중단한 사기꾼 세포가 서로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건강한 세포를 더욱 악화시킨다. 예를 들어, 암세포는 서로를 위한 성장 인자를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악성 세포가 자신을 은폐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분자를 생성하여 면역 세포가 탐지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동료 사기꾼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 연구팀의 신체 세포 집단에 대한 계산 모델은 이런 종류의 암 협력이 진화할 수 있고, 암세포가 종양에서 종종 발생하는 그들의 유전적 복제(genetic clones)와 상호작용할 때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기꾼 세포 간의 이러한 협력은 다른 조직으로 성공적으로 전이하고, 침범하는 능력으로 발휘될 수 있다. 암세포는 전기 및 화학 신호를 사용하여 집단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때로는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작용하는 긴 세포의 열(line)을 형성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혈류에 있는 종양 세포 그룹은 혈액에 있는 개별 암세포에 비해 성공적으로 전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23~50배 더 ​​높다.

 

감지 능력을 개선하다

 

협력하는 암세포는 악몽이지만, 세포 간의 협력의 역할을 이해하면 사기꾼 간의 협력을 막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사기꾼 감지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현재 코끼리의 풍부한 EP53 유전자를 사용하여 암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미 인간과 개의 골육종에서 채취한 세포에 EP53을 유전체에 접합하면 손상된 p53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음을 이미 보여주었다. EP53의 추가는 암세포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반적인 세포자멸 반응을 향상했다. 면역관문차단(immune system checkpoint blockades)이라고 불리는 치료는 또 다른 흥미로운 분야다. 이 약물은 암세포가  면역 세포에 자신들의 부정한 행위를 숨기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능력을 차단한다. 이 치료법은 흑색종과 같은 암 치료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보였다. 

 

적응 요법(adaptive therapy)이라고 하는 또 다른 접근 방식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세포를 유지함으로써 암세포 그룹을 약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작물에 살충제를 지속해서 살포하면 내성 해충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화학요법에 저항하는 암세포의 진화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종양에 다량의 화학요법을 가하는 대신에 종양 전문의는 더욱 억제된 접근 방식을 시도한다. 그들은 종양을 작게 유지하기에 충분한 화학 요법만 사용한다. 약물-민감성 세포가 생존하고 약물-내성 세포와 자원을 놓고 경쟁하도록 허용하면 후자의 개체군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공격적인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 시험에서 이 방법은 표준 요법의 평균 약 13개월과 비교해 최소 34개월 동안 종양을 통제했다. 이러한 테스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

 

그리고 사기꾼들 사이의 협력은 암세포 사이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보이기 때문에, 나와 동료들은 이 사기꾼들이 종양을 지원하기 위해 서로에게 새로운 혈관을 성장하거나 발달하도록 신호를 보낼 때, 이들이 전달하는 분자를 차단할 것을 제안했다. 그것은 암세포가 서로 협력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암세포 그룹이 더 효과적으로 침입하고 전이하는 능력을 감안할 때, 서로 달라붙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를 방해하는 것은 치료의 또 다른 미래 방향이 될 수 있다. 플라코글로빈(plakoglobin)이라고 하는 끈적끈적한 단백질 중 일부의 수치가 높은 환자는 전이가 더 많고 생존율이 낮아 이 단백질이 조사할 가치가 있는 표적임을 시사한다.

 

체내 암세포의 사회적 삶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세포는 틀림없이 훨씬 더 정교하며 그 안에는 불량 세포에 대항하는 많은 무기가 있다. 우리는 세포 협력의 보루일 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에는 속임수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복잡한 유전 네트워크가 포함되어 있다. 결국 우리는 번식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암을 억제한 다세포 조상의 후손이며, 그들의 후손은 이러한 특성을 이어받았다. 

 

생명 진화의 큰 그림에서, 사기꾼 세포의 속임수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포 협력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암은 신체의 규칙을 깨뜨릴 수 있지만, 수십억 년의 자연 선택에 의해 연마된 이 행성의 고래 및 다른 모든 형태의 다세포 생물과 함께 우리는 평화로운 공존을 회복하기 위한 도구를 보유하고 있다. ◼︎

 

* 번역 출처

Athena Aktipis. How Evolution Helps Us Understand Cancer and Control It. Scientific American. January 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