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나 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30달러 제품부터 값비싼 것은 2,000달러가 넘는다. 이런 가격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 디자인? 기능성? 혹은 브랜드?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해 조리용품에 돈을 쓸 필요가 있을까? 가격의 차이가 현저한 품질의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 제품들이 있다. 신발, 화장품, 옷 등이 그렇다. 조리용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냄비와 팬은 매우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는데 여기에는 각각의 용도와 장점, 약점이 있다. 이건 값이 싸든, 비싸든 모두 해당된다. 조리용품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3가지가 있는데 그 중 두 가지는 과학과 관련한 것이다.
반응성
냄비나 팬이 요리하는 음식과 화학적으로 반응해 바람직하지 않은 색깔이나 맛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와 관련이 있다. 반응성이 없는 재료는 세라믹과 스테인레스 스틸이다. 반응성 물질에는 알루미늄, 구리, 철이 포함된다.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도 금속의 반응성은 어쩔 수 없다.
열전도
열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가와 관련이 있다. 구리는 우수한 전도체다. 구리 팬으로 요리할 때 화력을 조절하면 팬에 즉각적으로 온도 변화가 생긴다.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강 역시 전도성이 매우 좋다. 이것은 오로지 팬에 사용된 금속의 특징 때문이다. 이러한 금속의 성질은 가격으로 바꿀 수 없다.
가격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
구리팬은 가장 비싸다. 열전도가 우수한 구리 팬은 음식에 골고루 열을 전달해 조리한다. 하지만, 구리는 반응성이 있다. 만약 구리팬에 달걀이나 산성을 띠는 토마토 소스 같은 것을 조리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다. 반면 색깔이 어둡고, 산성이 아닌 음식을 요리한다면 구리팬은 최고의 선택이다. 구리는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반응성이 없는 팬을 원한다면? 혹은 구리팬을 살 돈이 없다면? 금속 특유의 반응성과 열전도성은 바꿀 수 없지만, 금속을 조합하고, 적절히 배치함으로서 반응성과 열전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여기서 가격에 변화가 생긴다.
금속의 조합
금속의 우수한 열전도를 이용하면서 반응성이란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고품질 조리기구는 두 가지 금속을 조합한다. 예를 들어, 팬의 표면은 스테인레스강을 이용해 음식과의 반응성을 피하고, 음식에 노출되지 않는 팬 내부나 바닥에는 열전도는 우수하지만 반응성이 높은 알루미늄이나 구리를 이용한다.
발열체(heating elements)
200달러 팬과 10달러 팬의 또다른 큰 차이점은 발열체의 배치다. 품질이 낮은 팬에는 가열체는 일반적으로 바닥 중앙에만 배치되어 있어서 불균일한 조리 상태를 유발한다. 비싼 제품에는 바닥뿐만 아니라 옆면에도 발열체가 있어 팬에 있는 음식은 모두 같은 양의 열을 얻는다.
세번째는 과학적인 문제가 아닌 품질에 대한 문제다. 더 비싼 팬은 더 잘만들어질 것이다. 손잡이가 흔들리지 않거나, 떨어트려도 손상될 위험이 훨씬 적다. 혹은 균형이 잘 맞아서 다루기가 더 쉽다.
그래서 비싼 조리 용품은 가치가 있다. 하지만 돈이 부족하거나, 조리용품에 돈을 쓰기 싫다면 잘 조합해서 구매하면 된다.
당신이 어떤 종류의 요리를 자주 하느냐는 어떤 제품에 돈을 쓸건지를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삶는 요리를 자주한다면 이런 용도의 팬을 사자. 옆면에 발열체가 있는 팬은 좋은 선택이다. 기름에 재빨리 튀기거나 볶는 요리를 자주한다면, 빠른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전도성이 높은 팬이 필수다. 알루미늄은 훌륭한 도체지만, 질이 좋은 금속은 아니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내부에 배치한 스테인리스 팬은 우수한 열전도와 튼튼한 내구성을 장점으로 한다. 밑면에 구리 코팅이 된 스테인리스 스틸도 좋은 선택이다. 들러붙지 않는(nonstick) 조리도구는 조금 저렴해도 괜찮다. 값비싼 팬도 코팅은 벗겨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수십 년을 쓸 수는 없다.
매일 요리를 한다면 값비싼 조리용품은 값어치를 할 것이다. 돈이 부족하다면 즐겨하는 요리에 맞는 조리용품에 돈을 쓰고, 다른 조리용품에서 아껴라.
* 번역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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