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정신을 집중해서 일하고 나면 저녁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정신의 끈을 느슨하게 만들고 싶어진다. 그런데 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쉬는 걸까? 텔레비전을 볼 때도 시각, 청각, 기억력 등 높은 인지 능력을 필요로 한다. 정신노동의 기준은 무엇이며, 정신노동의 강도는 무엇으로 측정해야 할까?
지난 세기 연구자들은 근육 긴장, 동공 직경, 아드레날린 등 다양한 정신생리학적 변수를 사용해 정신노동을 측정하려 노력했다. 초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심혈관이었다. 정신 노동에 따른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변화가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주파수로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면이 컸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눈을 돌린 곳은 혈당이었다.
정신노동은 인지 노력을 집중하며 그 과정에서 당이라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위로 육체노동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개념에서 이해되었다. 정신노동의 비용은 포도당이었다. 비용이 더 많이 들수록 더 힘든 일이었고, 우리가 정신노동을 한 후 지치는 이유는 에너지인 포도당이 고갈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망했던 이 에너지 가설은 포도당과 인지력의 상관관계를 재연하는 후속 연구들이 실패하며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비록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 포도당 섭취가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입증됐지만, 포도당이 대사되지 않은 방식, 다시 말해 입으로 맛보는 것만으로도 인지력에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주관적인 심리 상태가 인지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종합했을 때 평균적으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설의 빈자리를 새로운 생각이 채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글루타메이트였다.
의학정책신문 <더 메디컬>. 2022년 10월호.
https://www.themedical.kr/news/articleView.html?idxno=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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