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불청객인 여드름은 가장 흔한 피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은 애매모호함 속에 감춰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피지로 번들거리는 사춘기 자녀의 얼굴을 보고 씻지 않아서 여드름이 난다고 생각해 아이를 세면대로 밀어세웠다. 초기의 피부과 의사들도 피지가 원인이 되어 모낭에 질병을 일으키고, 모낭관을 막히게 한다고 생각했다. 땀샘이 없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여드름이 발생하지 않는 것 또한 이러한 생각을 지지했다. 분명 여드름이 심한 사람은 과도한 피지가 나타났지만, 반대로 피지가 반드시 여드름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피지가 많은 건강한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여드름이 씻어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었다면 위생관념이 높아진 현대에선 극적으로 감소해야 했을 테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청소년들이 이 사춘기의 꽃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의학정책신문 <더 메디컬>. 202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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